어느 날, 부처님의 가까운 제자인 아난다가 말했다.
“부처님, 당신은 늘 마야(Maya)에 대해 얘기하십니다.
그런데 마야란 무엇인가요?
제발 마야를 보여주세요.”
며칠이 지나고, 부처님과 아난다가 인도의 덥고 건조한 지방을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
몇 마일을 걸은 뒤, 부처님은 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앉아 얘기하셨다.
“아난다, 목이 마르구나. 물을 좀 어디서 갖다 주겠니?”
아난다는 즉시 물을 구하러 갔다.
아난다가 꽤 길을 갔을 때, 작은 농장에 이르게 되었다.
우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아난다는 물을 얻기 위해 집 앞까지 갔다.
그가 문을 두드리자, 아난다가 살면서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문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아난다는 넋을 잃고 말았다.
그저 서서 말을 잃고 그녀만 바라보았다.
문을 두드린 이유를 완전히 잊고, 물에 대한 생각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여인의 입장에서도 아난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아난다는 잘생긴 남성이었으며, 부처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그를 변화시켜서 만나는 모든 이들이 아난다의 존재에 감탄했던 것이다.
그렇게 둘은 한 마디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얼마 후, 농부가 집으로 돌아와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다.
“혹시 어르신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어라도 있을까요.”
지금 만난 이 아름다운 여인 옆에서 어떻게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히 농부에게는 해야 할 일이 늘 있었고, 농장일을 돕는 데 아난다를 고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여러 날이 흘렀고, 여인에 대한 아난다의 사랑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은 늘어만 가서, 아난다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자신이 그녀 옆에 머물길 원한다는 것뿐이었다.
또한 이제 그만 가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아난다는 농부를 기쁘게 하려고 매일 열심히 일하고 지친 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 한두 시간만이라도 그녀 옆에 앉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얼마 후, 아난다는 용기를 내어 농부에게 딸과 결혼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농부는 기뻤다.
아난다는 훌륭한 일꾼이었고, 자신의 딸을 잘 보살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녀와 아난다도 기뻐했고, 결혼식을 올렸다.
몇 년이 흘러 아난다 부부는 세 아이를 두었다.
아난다는 계속 해서 아주 열심히 일했고, 농장은 번창했다.
얼마 후 장인은 생을 마감했고, 아난다가 농장을 물려받았다.
이제 해야 할 일은 더 많아졌지만, 그는 기뻤다.
그의 인생은 완벽해 보였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했고 농장은 비옥해서 먹을 것이 충분했기 때문에, 더 바랄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만족스러운 12년 간의 결혼 생활이 흐른 후에, 홍수가 일어났다.
밤새 강이 점점 차 오르다 강둑을 범람하여 농장을 향해 돌진해 왔다.
무엇을 구할 시간이 없었다.
아난다는 등에 한 아이를 들쳐업고, 한 손에는 아내를, 다른 손에는 두 아이들을 잡고 급류에 휩쓸려버렸다.
아난다는 가라앉지 않으려고 힘들게 헤엄치기 시작했고, 홍수에 떠밀려 가는 도중에 급류에 잠기는 동물들이 보였다.
아난다의 유일한 희망은 급류를 가로질러 헤엄쳐 반대쪽에 도달하는 것 뿐이었다.
그쪽에는 홍수에 잠기지 않은 언덕이 있었고, 거기만 가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수라는 게 무언가?
급류는 여느 강과 달라서 아난다가 멀리 가기도 전에 등 위의 아이가 급류에 휩쓸려 내려갔다.
아이의 머리는 성난 물결 위에 언뜻 보였다가는 시야에서 사라져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아난다는 절망 속에서 울부짖으며 계속 헤엄쳤다.
하지만 급류가 너무 강해서 머지 않아 다른 두 아이들도 더 이상 잡지 못했고, 부모의 눈 앞에서 휩쓸려 갔다.
이제 아난다에게는 아내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아내를 붙잡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안전한 고지대에 거의 다다랐을 때, 홍수는 아내와 그를 갈라버리고 말았다.
그가 필사적으로 붙잡으려고 한 순간 아내에게 가 닿았으나, 급류는 이내 그녀를 끌고 내려가 사라져버렸다.
마지막 안간힘으로 차올라 가까스로 마른 땅에 몸을 내던졌을 때, 그는 녹초가 되어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비통하게 울고 있었다.
그의 가슴은 찢어졌다.
이때 뒤에서 부드러운 음성이 들렸다.
“나의 아이야, 물은 가지고 왔니?”
아난다가 눈을 들자 부처님이 바위 위에 앉아, 엄청난 자비심을 담은 눈길로 바라보셨다.
“물이요?”
아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래, 물.”
부처님이 대답하셨다.
“너는 물을 가져오려고 적어도 삼십 분 전에 떠났고, 이제야 돌아왔다. 물을 가져왔는지 궁금하구나.”
“삼십 분!”
아난다는 소리쳤다.
“하지만 그럴 수가... 저는...”
그는 부끄러움 속에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세존을 얼마나 잊고 있었는지 기억한 것이다.
“하지만 제 아내는요? 나는 결혼했는데요.
아이도 있고. 12년이 흘렀다구요!”
부처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으셨다.
아난다의 12년의 결혼 생활은 삼십 분도 채 안 되어 일어난 일이었다.
“그것이 마야란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것이 일어난 방식>, 에루치 제싸왈라, 400-403p
PLEASE SHOW ME MAYA
One day Ananda, Buddha's close disciple, said to buddha, "Lord, you are always talking about Maya, but what is it? Please show me Maya."
A few days passed and it so happened that Buddha and Ananda were traveling through a hot, dry part of India. After walking several miles, the Buddha sat on a rock under the shade of a tree and said, "Ananda, I am thirsty. Can you fetch some water for me?" Ananda went at once to try and find water.
He walked quite a ways and came upon a small farm. He thought the farmer might have a well and went up to the house to ask permission to draw some water. He knocked at the door, and it was opened by the most beautiful woman Ananda had ever seen in his life.
Instantly he was spellbound. He just stood there and stared at her, speechless. He had completely forgotten why he had knocked at the door; all thought of water was gone. The woman, for her part, was equally struck with Ananda, for he was a handsome man and his love and devotion to the Buddha had changed him so that all who came into contact with him were struck by his presence.
So the two of them just stood there staring at each other, without saying a word. After a while the farmer returned home and asked Ananda what he wanted. "I was wondering if you had any work that I could do for you," Ananda answered spontaneously, for his only thought was that he had to spend more time near this beautiful woman he had just met. Of course, farmers always have work that needs doing, so the farmer agreed to hire Ananda to help him in the fields.
And so the days passed, and Ananda's love for the woman did not lessen in the least. If anything, it increased, and the only thing Ananda knew was that he wanted to stay near her. He also wanted to please her father so he would not be sent away, and he worked hard every day and came home exhausted, but content that for an hour or two, before bed, he could sit near the daughter.
After a while, Ananda got his courage up and asked the farmer if he could marry the daughter. The farmer was happy because Ananda was a good worker and he knew he would look after his daughter well. And, of course, the daughter and Ananda were happy and so the marriage took place.
The years passed and Ananda and the woman had three children. Ananda continued to work very hard and the farm prospered. After a while, the father-in-law died and Ananda inherited the farm. There was more work to do now, but Ananda was happy. His life seemed perfect. He loved his wife and his children, and there was enough to eat because the farmland was fertile and it seemed that there was nothing else Ananda could wish for.
Then, after twelve years of contented married life, there came a flood. Overnight the river rose and overflowed its banks and came rushing towards the farm. There was no time to save anything. Ananda put one child on his back and held his wife with one hand and the other two children in his other hand and was swept away by the current.
Ananda started swimming hard so as not to go under, and as they were pushed along by the flood they saw animals drowning in the torrent. Ananda felt his only hope was to try and swim across the current to the other side because there was a hill there which was not submerged, and if he could make it there they could be safe. But a flood means what? The current is not like that of an ordinary river, and Ananda had not gone very far at all when the child on his back was swept away by the current. His head was seen briefly above the raging waters but then disappeared from sight and was never seen again.
Ananda cried out in despair but kept on swimming. But the current was too strong and before long his two other children could not hold on any longer and were also swept away before their parents' eyes. Now Ananda only had his wife left, and he was determined to hold on to her. They had almost made it to the high land where they would be safe when the flood tore them apart. Ananda desperately reached out for his wife, touched her for a second, but the current drove her under and she too was lost. With his last strength, Ananda kicked and managed to throw himself on the dry land, where he lay exhausted and weeping bitterly about the loss of his family. His heart was broken.
Behind him came a gentle voice, "My child, have you brought the water?" Ananda looked up and there was the Buddha, sitting on a stone, looking at him with great compassion.
"The water?" Ananda repeated, unable to take it all in.
"Yes," Buddha replied. "You left at least half an hour ago to fetch water, and now that you have returned I was wondering whether you had brought any."
"Half an hour!" Ananda exclaimed. "But that can't be. I..." and now he lowered his head in shame, for he remembered how he had forgotten his Lord. "But what about my wife? I was married. I had children. Twelve years have gone by!"
The Buddha smiled and shook his head. All of Ananda's twelve years of married life had taken place in less than half and hour. "That is Maya," said the Lord.
THAT'S HOW IT WAS, pp. 400-403